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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에릭 호퍼 「맹신자들」- 대중운동을 이끄는 사람들

by 해피블루정이 2024.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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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신자들」 에릭 호퍼(1951) "사람들은 삶의 의무 또는 현재의 불행과 따분함에서 벗어나고자 갖가지 핑계를 대며 대중운동에 휩쓸린다"

에릭 호퍼(Eric Hoffer, 1902~1983) 사회학자, 작가

뉴욕에서 태어난 에릭 호퍼는 독일에서 건너온 가구 제작공의 아들로, 독일어와 영어를 쓰며 자랐다. 일곱 살 때 머리를 다쳐 시력을 잃어 학교를 다니지 못했으나, 열다섯 살에 기적적으로 시력을 되찾았다. 10대에 부모를 여의었고, 300달러의 유산을 가지고 캘리포니아로 갔다. 떠돌이 노동자, 금 시굴자, 하역 노동자로 생계를 위해 일하며 남는 시간에 수많은 책들을 읽었고 1941년부터 책을 쓰기 시작했다. 「맹신자들」로 명성을 얻게되었고, 이후 「마음의 열정적 상태와 그 밖의 잠언」(1963), 「우리 시대를 살아가며」(1967), 「인간의 조건」(1973), 「우리 시대」(1976), 자서전 「길 위의 철학자」을 유작으로 남겼다.

「맹신자들」 왜 대중운동에 빠지는가

"군중이 대중운동에 매혹되고 빠지는 것은 그것이 제공하는 약속과 교리 때문이 아니다. 개인의 무력한 존재감과 두려움, 공허함을 피할 수 있는 피난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대중운동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강조하며 현재의 즐거움을 외면하도록 대중을 조종한다는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대중운동을 따를 정도로 절박한 사람들에게 현재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하며 안정과 기쁨을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것이다. 그들에게 실질적인 만족이나 안정감은 오로지 미래에서만 얻어진다." 주위에 정체성을 상실할 만큼 사이비 종교나 정치운동 등에 심취해 있는 사람이 있는가?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그들이 왜 그렇게 됬는지 설명해준다. 이 책은 비전문가적 시선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집단 활동의 힘을 바라보며, 정신적 갈증을 느낀 사람이 과거의 자아를 벗어던지고 더 위대하고 숭고해 보이는 무언가를 추종하는 과정을 면밀히 추적한다. 시대적 배경은 나치즘의 단일 운동이 제2차 세계대전을 촉발하고 유럽 전역이 황폐화된 직후 집필 되었다. 그리하여 이 책은 집단동일시에 관한 심리연구서로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아이러니하게도 이 이론은 테러리스트와 자살폭탄자들에게 유용하게 적용되고 있다.

삶을 통째로 바꾸는 대의명분

대중운동은 열정, 특히 종교적인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1789년 프랑스 혁명은 국가에 헌신하면서도 교회의 교리와 의식을 전부 대체한다는 의미를 지녔던 새로운 종교와 같았다. 20세기 초 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도 그러하고 나치즘도 그러했다. 혁명 초기 단계 참여자들은 무언가 크고 완전한 삶의 변화를 갈구한다. 대중운동 지도자들은 이 점을 잘 알아 환상적 희망(삶을 한순간에 통째로 바꿀 변화)을 부추기고 선동한다. 에릭 호퍼는 대중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개인 자아는 '성스러운 대의'에 밀려 의미를 잃는다고 한다. 개인적 좌절과 무력만 있던 사람들은 새로운 자긍심과 목표, 확신, 희망을 얻으며 자신에 대한 잃어버린 신뢰를 문제삼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누가 잘 휩쓸리는가? 하루 먹고 살기 바쁜 아주 가난한 사람들은 아니다. 오히려 좀 더 많이 가진 자들, 좀 더 먼 곳을 바라볼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더 잘 휩쓸린다. "아무것도 갖지 못한 사람보다는 많이 갖고 있으면서 더 많은 것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의 욕구불만이 더 크다" 그 외에 소속감과 동지애를 구하러 참가하는 사람도 많고 삶의 따분함에서 벗어나려고 참가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했다. 오늘날의 자유경제와 경쟁사회에서는 찾아보기 어렵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자기 삶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 역시 잘 휩쓸린다. 대표적인 예로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어른의 모습을 갖춰나가야 하는 부담감을 벗어나고 싶어한 소년 나치단원들은 종전 후 패전자로 전쟁 책임을 져야 했을 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고결한 죽음의 역설

급진적인 신세계의 건립을 약속하는 대중운동은 성스럽거나 고결한 종말을 위해 명분을 붙이고 온갖 수단을 정당화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끔찍한 짓을 행하게 한다. 호퍼는 '희망과 꿈이 거리에 난무할 때' 특히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이것들은 대개 재앙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순교자, 가미카제 조종사, 자살폭탄 테러리스트 등의 자기희생이 어떠해 보이는가? 너무 무모해 보이는 이것들은 현재 삶에 아무런 의미가 없고, 자신이 따르는 대중운동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사람에게는 그리 비이성적이지 않다. 그들은 그저 대중운동의 군중, 무리, 집단을 구성하는 일부분이 된다. 이 추종자들은 고결한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한다. 대중운동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은 세상을 흑백논리로만 바라보는 이런 추종자들의 폐쇄적 사고, 즉 맹목성 때문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들이 벌인 엄청난 사건과 모순된 행동의 뒤처리는 개방적 사고를 지닌 나머지 사람들의 몫이 된다. 호퍼는 '이것이다'보다 '이것이 아니다'가 늘 더 강력한 동기를 유발한다고 말한다. 보통은 하던 일을 열심히 하며 운명을 개척하고자 하지만, 대중운동 추종자들은 한번에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는데 몰두한다. 이러한 것들은 재앙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더 나은 세상,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운 사람들로 개선이 되기도 했다. 좋든 나쁘든 간에 미래에 대한 인간의 열정이 지금 세상을 만든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대중운동 이론서가 아닌, 인간의 본성에 대한 예리한 식견을 다룬 철학 책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자기효능감과 삶의 질」「삶의 의미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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